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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0180216_하노이여행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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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마지막 날 아침, 나는 진짜 무거운 몸을 일으켜 짐을 정리해 로비에 캐리어를 맡기고 밖으로 나왔다.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숙소에서 주는 아침을 먹지 않았다. 뗏 기간 때문에 많은 음식점들이 문을 닫았고 그로인해 베트남의 여러 음식들을 먹지 못했기에 먹어볼 기회를 만들고자 나온 것이다.


[아침서부터 아름다웠던 Đài Trang과 친언니]


이른 아침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 앉아 쌀국수를 먹고 있었고,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은 아오자이를 입고 새해 맞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 중에 가장 아름다워 보이는 여성에게 말을 걸고 사진도 찍었다. 그녀에게 메일주소를 물어 찍은 사진을 보내주기로 했다. 계속 걸어가다 보니 어젯밤 그 정신없던 맥주거리가 나왔다. 어젯밤 많은 좌판들이 모두 다 치워지고 넓은 거리를 마주할 수 있었다.


[맥주거리의 아침엔 좌판은 사라지고 새해 사진을 찍느라 다들 바쁘다]


나는 그 주변을 돌아다니다 콩카페에 들어가 코코넛밀크커피를 한잔 마셨다. 원래는 45,000VND면 마실 수 있는 금액이지만, 뗏 기간이라고 30% 서비스금액을 받는다. 총 58,500VND으로 매우 비싸지만, 한화로 계산하면 3,000원이 안되는 금액이다. 그래서 콩 카페는 자주 들어가서 마셨다. 콩카페 뿐 아니라 하노이에서 마셨던 커피들이 대부분 달아서 그런지 한국에 돌아와 아메리카노를 마시는데 한동안 쓰다고 느꼈다.


[Service charge로 30%라니..!!!]


돌아다니다 보니 아침 먹을 시간이 지나갈 거 같았고 나는 길거리에 앉아 쌀국수를 먹고 있는 외국인들을 발견하고 주저하지 않고 그곳에 들어가 쌀국수를 시켰다. 7만동 했던 쌀국수는 그리 맛있진 않았지만 베트남 사람들이 평소 먹는 스타일로 쪼그려 앉아 먹어보는 도전이었다. 이번 여행에 큰 아쉬움은 유명한 음식점들이 뗏 기간으로 인해 먹어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나중에 다시 와야 할 이유가 생긴 거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크다. 쌀국수를 다 먹고나선 부모님 선물을 사기 위해 다시 움직였다.


[처음으로 좌판 길거리 음식 도전!]


돌아다니다 'Made in Vitnam'을 방문해 엄마가 입을 노스페이스 700패딩과 아빠가 입을 바람막이를 구매했다. 한개당 40만동씩 한화로 2만원 총 4만원에 구매했다. 그러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악세사리 가게가 눈에 들어와 거기도 들렸다. 그 집은 여자 사장님이었는데 그녀는 나에게 새해 첫 번째 고객이 물건을 구매하면, 1년 동안 장사가 잘된다고 꼭 사달라고 이야기를 했다. 나는 단골카페 사장님을 위한 차받침대와 집에서 써 볼 젖가락 10세트 그리고 누나의 세 번째 파우치를 2만동에 준다길래 그것까지 모두 구매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옷을 구매했던 Made in Vietnam]


오늘은 여행의 마지막 날이기에 지인들을 위한 선물들을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침부터 수경누나에게 연락해 하노이에 현재 영업중인 마트가 있는지 물어보았는데 누나는 호치민에만 있어 잘 모르겠다고 했다. 나는 호치민묘를 방문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숙소로 돌아가 큰 마트중에 영업중인 곳을 찾아보았다. 로비에 앉아 검색을 하던 중 갑자기 배가 아팠다. 내가 머문 숙소 로비에는 화장실이 있었으나 간의화장실로 방음이 되지 않아 다소 민망한 상황이 될 수 있을 것을 판단했다. 나는 숙소 주인에게 숙소에 못챙긴 짐이 있다고 이야기하고 키를 받아 위로 올라갔고 편안한 마음으로 볼일을 보고 내려왔다. 다시 편안한 마음으로 마트를 찾아보았다. 롯데마트는 어제부터 문을 닫았고, 아침에 걸어 다니면서 인티맥스와 피비마트를 지나가며 문이 닫혀있는 것을 보았다. 그러던 중 롱빈에 있는 이온몰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인터넷을 통해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일본인 대표인 이온몰은 설 당일 12시부터 운영한다는 내용을 보고 롱빈에 가기로 결정했고 가는 방법을 찾았다. 다행이 이온몰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했고 1시58분즈음 내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Techcombank로 지나간 다는 것을 찾았다. 나는 1시즈음 숙소에서 나와 천천히 걸어갔다. 가면서 4명의 어린아이들이 아오자이를 입고 있어 같이 사진도 찍었다.


[얘들아~ 아저씨는 너희들을 해치지 않아요~..ㅜ]


Techcombank에 도착하니 1시 30분이었다. 이온몰 셔틀버스에 대한 어떠한 표지판도 없어서 나는 어디에서 타야하는지 찾아보았지만, 어느 블로거도 그 이야기를 자세히 해주지 않았다. 나는 걱정하는 마음에 우선 뱅크 앞에서 대기했다. 1시 58분이 되었는데 셔틀버스가 오지 않는다. 10분정도 더 기다려보자 라고 생각하고 기다리는데도 안온다. 하지만, 여기서 희망을 끈을 놓을 수 없어 더 기다렸고 2시 10분즘이 되어 멀리 분홍색 벤이 다가 왔고, 벤에 적혀있는 이온몰 마크를 보고 손을 흔들었다. 벤은 내 앞에 정차했고 그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못가면 어떡하지 라는 긴장 때문에 그랬는지 나는 차에서 긴장을 풀고 잠시 잠들었다. 그리곤 이온몰에 도착해 열심히 쇼핑을 했고, 아까 셔틀버스에서 내렸던 장소로 돌아가니 4시 10분이었다.


[하노이에서 이온몰 가는 버스 위치는 여기다!]


셔틀버스 운행표를 보니 4시 30분에 셔틀버스가 있었다. 그것을 타고 돌아가면 된다고 생각하고 기다리고 있었지만, 4시 40분이 되어도 셔틀버스가 오지 않았다. 주변에 있던 한국인들에게 물어보니 그 셔틀버스가 취소되었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다음 버스는 6시30분이었기에 공항으로 가는 시간이 촉박했다. 어찌해야할지 모르고 고민하고 있는데 한쪽에 앉아있던 젊은 여성과 조금 나이든 여성분이 버스를 타고 돌아갈 수 있다고 이야기했고 그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얼마 나누었을까? 그들은 나에게 명함 하나를 주었고 그 명함에는 JW.org라고 적혀있는 것을 보고 '아!여호와의 증인이다.' 라고 생각했다. 해외에서 이단을 믿는 사람을 만날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내가 직접 만나보니 깜짝 놀랬고 나에게 이렇게 친절히 알려줬는데 종교의 문제로 다투고 싶지 않아 아무말 하지 않았다.

같이 버스를 타고 그들은 먼저 내렸고 나는 2~3 정거장을 더 이동해서 내렸다. 치약과 여러가지 짐들로 인해 짐봉다리가 3개나 되었다. 그것을 들고 걸어서 숙소에 도착했고, 숙소에서 캐리어를 열어 모두 다 넣었다. 워낙 짐이 많아 정리하는데도 꽤 시간이 걸렸다. 정리 후 캐리어의 무게가 꽤 나가는 거 같았고, 주인에게 저울이 있냐고 물어보았지만 저울은 없다고 했다. 공항가서 꼭 무게를 재리라... 짐 정리를 마치고 시간을 보니 6시즘 되었다.


[일본인이 운영하는 이온몰은 하노이 뗏 기간에도 영업을 한다.]


나는 7시 30분에 공항행 차를 탑승하기로 했기에 아직 시간이 있었고, 남은 시간동안 하노이 스타벅스 시티컵과 텀블러를 사기위해 스타벅스로 갔다. 시티컵은 30만동이었다. 스테인리스 텀블러는 리벤저밖에 없었지만 리벤저 텀블러의 가격이 95만동이나 했다. 나는 고민하다 시티컵 2개와 리벤저텀블러 1개를 구입하기로 마음 먹고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베트남 돈을 사용하고 남은 금액을 카드로 결제했다.


[하노이 스타벅스 리저브 / 지금은 잃어버린 스타벅스 스테인리스 텀블러]


다시 숙소로 돌아오니 6시 반이 되었다. 숙소 주인은 나에게 지금 출발하겠냐고 물어보았고 나도 그게 좋다고 이야기했다. 짐을 들고 큰 길거리로 나왔다. 나는 처음 그가 날 공항으로 데려다 주는 줄 착각했다. 젊은 남자가 차를 끌고 왔고 그 차를 타고 공항으로 갔다. 공항에 도착해 어디에서 체크인을 하는지 확인하고 그 주변에서 캐리어의 무게를 쟀다. 캐리어는 21kg이였다. 15kg으로 신청한 수화물 무게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비엣젯 항공은 홈페이지로 예약관리를 들어가면, 무게를 추가할 수 있었고, 출발 3시간 전까지 추가할 수 있다고 했다. 희망이 보였다. 하지만, 아뿔싸 나의 예약번호로는 예약관리를 들어갈 수 없었다. 아마 Ctrip이라는 항공권 예매 대행회사를 통했기 때문인 거 같다. 그래도 해결해보고자 공항에 있는 다른 항공사 직원들에게 물어보았으나 그들은 명쾌한 답을 주지 못했고, 비엣젯 창구로 가라고만 했다. 출발하기3시간 전 창구에 문이 열렸고 비엣젯 직원들이 나오자마자 나는 그 중 한명을 붙잡아 물어보았다. 그는 나에게 1시간정도 뒤에 체크인을 시작하니 그 때 이야기하라고 했다. 나는 그러면 아마 매우 비싼 돈을 낼 거 같다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우선 그의 말을 듣기로 하고 무작정 기다렸다. 그렇게 기다리고 창구에 문이 열렸다. 나는 체크인을 하려고 줄을 섰다.

어떻게 타이밍이 맞았는지 나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직원에게 체크인을 받게 되었다. 역시캐리어의 무게는 많이 나갔고 그는 나에게 짐을 2~3kg 버릴 수 있냐고 했다. 나는  안된다고 했고 그럼 추가금액을 지불해야하고 이는 매우 비싸다고 했다. 나는 어쩔 수 없다고 했고 그는 나에게 150불을 지불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하지만 곧 바로 그 금액을 지우고 75불로 수정해주면서 옆에 있는 비엣젯 데스크로 가서 결제하고 오라고 했다. 나는 일전 돈을 다 썼기 때문에 카드로 그 금액을 결제하고 돌아왔다. 문제는 내 기내수화물을 가지고 또 이야기를 했다. 2개의 가방을 가지고 왔는데 가방의 무게를 재더니만 초과되었다며 하나를 캐리어에 넣어야 한다고 했다. 나는 이곳에 올 때에도 비엣젯 항공을 이용했고 그때에는 아무런 제약 없이 2개의 가방을 가지고 탔다고 했다. 그는 오늘이 뗏 기간이여서 어쩔 수 없고 기내 가능 무게인 7kg을 넘는 10kg이기에 안된다고 이야기를 했다. 나는 가방 하나엔 노트북이, 다른 가방엔 카메라가 있어서 어렵다고 했으나 그래도 그는 안된다고 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카메라 가방을 열어 카메라와 렌즈들을 꺼냈다. 그는 나의 모습을 보고 당황했다. 카메라가 그냥 하나인줄 알았나 보다. 그러면서 나에게 그냥 다시 집어넣고 가지고 가라고 했다. 아마 내가 사람을 잘못 고른 것 같다. FM으로 체크인 수속을 밟은 거 같은 기분이었다. 내 여행에 처음으로 75불을 더 내고 입국수속을 마쳤다. 추가금을 많이 내고 탑승동으로 들어오니 저녁도 안 먹었지만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아 비행기 타는 게이트에 앉아 한 시간을 기다렸다.


[오버차징으로 인한 인생의 쓴맛을 보았다.]


게이트가 열리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나는 7A로 창가에 앉았는데 내 옆에 앉은 사람들도 한국사람들이었다. 친구들끼리 여행을 온 거 같았는데, 나는 피곤해서 비행기에 앉자마자 잠들었다. 비행기가 출발하고 잠을 자고 있는데, 자꾸 인기척이 느껴져 눈을 떠보니 내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내 앞으로 팔을 뻣어 창문 밖의 모습을 계속 촬영하고 있었다. 처음엔 자고 있느라 몰랐지만, 깨고 나서도 계속 내 앞에 팔을 뻣어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자니 기분이 좋지 않았다. 미어캣처럼 계속 창가를 요리조리 살피는 모습이 나를 불편하게 했다. 그 이후 한동안은 비행기가 기류를 만나 매우 흔들렸다. 새벽비행기고 잠도 잘 자는 내가 깰 정도였으니 매우 심한 기류인 것이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으로의 출입수속을 밟고 캐리어를 챙겨 나와 롯데리아로 가서 햄버거를 먹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버스를 타고돌아왔다.


처음으로 혼자 자유여행을 다녀왔다. 정말 많은 일들을 경험하고 이제서야 여행일지를 정리했다. 이 여행일지를 정리하면서 베트남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고, 다시 한번 가봐야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통해 내 일상에서 멀리 떨어져 누릴 수 있는 시간들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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