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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0180215_하노이여행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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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6시에 일어났다. 샤워도 하고 로비로 내려와 게스트하우스에서 주는 아침을 먹고 밖으로 나와 성요셉 성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성당에서 하이퍼랩스를 촬영하는데, 날씨도 덥고 계속 움직이면서 한 장씩 촬영하다보니 몸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캐나다에서 살고있는 지혜에게 연락이 왔다. 조만간 한국에 온다며 같이 식사하자고 약속도 잡고 이야기도 나누었다.


[낮의 성요셉 성당]


촬영을 마치고 나니 배가 고팠다. 그래서 ‘조마 베이커리’로 갔다. 조마 베이커리엔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있었고, 내 옆 테이블엔 귀여운 서양 여자아이와 아빠가 나란히 앉아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나는 도넛과 커피 한잔을 주문했다. 커피와 도넛을 다 먹고 난 후, 지인들에게 줄 선물을 사러 피비마트로 갔다. 가는 길에 저녁에 가볼 ‘Tim Ho Wan’ 레스토랑에 예약도 했다. 피비 마트로 가는 길에 호안끼엠 호수를 지나치는데 베트남 전통 의상인 아오자이를 입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아마 뗏 기간이어서 그런 거 같다. 그중 한 모녀는 보기에 너무 아름다워 같이 기념사진도 남겼다.


[아오자이가 잘어울리던 모녀와 함께]


마트에서 나와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을 찾아 나섰고 많은 집들이 문을 닫았음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오는 ‘Ngon Villa’가 문이 열려있었다. 이곳에서 소고기요리와 스프링롤을 먹었다. 먹는 동안 혼자 온 내가 어색하지 않도록 종업원은 말을 걸어주었다. 음식을 다 먹고 목이 말라 물을 시켰는데 물 500ml  한 병이 54,000동이었다. 한화로 2,700원이면 이곳에선 한 끼 식사 값이지만, 맛있는 식사와 좋은 대접을 받았기에 기분좋게 계산을 했다. 이곳은 다른 곳과 다르게 계산까지도 나의 테이블에서 할 수 있어 베트남의 고급 레스토랑이라고 볼 수 있을 거 같다. ‘Ngon Villa’는 내가 머무는 숙소에서 매우 가까웠지만, 항상 호안끼엠 호수 쪽으로만 가다보니 이런데가 있는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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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n Villa]


식사를 다 마치고 호치민 묘를 보려고 몇 걸음 옮겼을까? 평소라면 쉽게 갈수 있는 거리였지만, 몇일 동안 여행하면서 몸에 피로가 누적되어 호치민 묘는 우선 보류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 도착해서 간단히 씻고 침대 위에서 잠깐 쉬었다. 휴식을 취하면서 롯데마트로 가는 방법을 찾고, ‘Tim Ho Wan’에 전화해 예약시간을 한 시간 당겼다. 숙소에서 나와 정류장을 찾아 9번 버스에 올라탔다. 구글맵에 버스정류장과 버스번호가 먼지 몰라 처음엔 헤맸지만, 결국 알아냈다. 버스를 타보니 우리나라 몇십 년 전, 시내버스에서 볼 수 있던 안내양(?)인 차장이 요금을 받는다. 나는 7천동을 내고 반쯤 찢어진 버스 티켓을 받았다.


[구글맵으로 버스 확인하는 법과 차장이 건내 준 버스티켓]


롯데타워에 도착한 나는 먼저 롯테마트로 갔지만, 뗏 기간으로 인해 롯데마트의 문이 닫혔다. 나는 다시 밖으로 나와 주변에 갈만한데가 있나 둘러보는데 어제 데이투어에서 만났던 Shirley와 그녀의 친구를 만났다. 그들은 오늘 이 곳 근처를 여행한다고 했다. 만난 것도 인연이라고 롯데타워 앞에서 같이 사진을 찍고 인사를 했다. 나는 주변에 딱히 볼만한 것을 찾지 못해 ‘Tim Ho Wan’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예약은 5시였지만 4시에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창가에 자리잡고, 2가지 메뉴와 음료를 주문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음료와 딤섬이 나왔다. 다 먹었는데, 아직 배가 고팠고 2개의 메뉴를 더 주문했다. 개인적으론 바비큐번이 가장 맛있다. 매우 뜨거워 입천장이 다 까지면서 먹을 정도로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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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만족스러웠던 팀호완 베스트는 H1:바비큐번!!]


식사를 마치고 집에 가려고 9번 버스를 기다렸다. 10분 넘게 기다리는데, 10분마다 온다는 9번 버스는 오지 않았다. 버스 벤치 옆에 캐리어를 가지고 앉아있는 분이 나에게 먼저 말을 걸었는데 한국 분이셨다. 그분은 지금 공항으로 가야하는데 30분째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10분정도 더 기다렸다. 기다리다보니 롯데마트 앞 정류장이 조금은 외진 곳이여서 버스가 안오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다음 정류장으로 가서 버스를 기다려보겠다고 이야기했다. 서로 행운을 빈다고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난 걸어서 다음 정류장을 향해 걸어갔고, 걸어가다보니 횡단보도 앞에 버스정류장이 보였다. 그 때 9번 버스가 나를 지나쳐 버스정류장을 정차했다. 나는 버스정류장과 거리가 있어 뛰어도 탈 수 없었다. 나는 너무 황당해서 다시 올 거란 생각에 버스를 기다렸다. 1시간즈음 기다렸을까? 버스가 안올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이때 나의 직감은 매우 무디다고 생각한다.)


[롯데타워로 타고 간 9번 버스 / 밤이 되었다. 분명 버스를 타고 왔는데, 돌아가려고하니 버스가 안온다...]


버스를 탈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하고 우선 구글맵을 보며 무작정 숙소 쪽으로 걸어갔다. 걸어가면서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까 고민하는데 공안이 보였다. 나는 공안에게 다가가 나의 상황을 설명했고, 집에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공안은 나에게 오토바이택시를 불러준다고 이야기 했고 나는 그냥 택시를 불러달라고 했지만, 그들은 안된다고 했다. 이제서야 생각해보지만 그때는 하노이 똇 기간이었고, 택시들 대부분이 영업을 안하고 영업을 하더라도 무지 바빠서 못올 거라 생각하고 공안은 나에게 오토바이 택시를 추천해 준 것 같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오토바이 택시를 불러 달라 이야기했다. 놀랐던 것은 한국의 카카오 택시처럼 오토바이택시가 어디에서 오고 있는지 지도에 표시되었다. 공안은 택시기사에게 도착지를 일러주고 나에겐 택시금액도 알려주었다. 3박4일 기간 중 가장 스릴 넘치는 체험이지 않을까 싶다.

나의 손은 오토바이 택시기사의 허리를 붙잡았고 발은 오토바이 어딘가에 걸쳤다. 곧장 오토바이가 출발을 했다. 처음에는 많이 무서웠지만, 한 10분즈음 타면서, 내가 살면서 이런걸 타볼 기회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사진으로 찍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문제는 핸드폰을 꺼내 사진앱을 켜야 하는데 달리고 있는 오토바이에서는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오토바이가 신호로 잠깐 섰을 때, 사진앱을 켰다. 오토바이 뒷자석?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아저씨가 목적지에 왔을 땐 같이 셀카도 찍었다.


[롯데타워 앞에서 우연히 만난 Shirley와 친구 / 지나가다 만난 공안(날 도와준 공안은 아님...) / 오토바이택시기사님과 함께]


그리곤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 로비로 들어섰는데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나에게 12시에 호안끼엠호수에서 뗏 기념 폭죽파티가 있을 거라고 꼭 가보라고 했다. 나는 너무 피곤해서 쉬러 가겠다 라고 이야기 하고 올라갔다. 얼만큼 쉬었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아까 주인이 1년에 한번밖에 없다는 폭죽놀이가 생각났고 다시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갔다. 12시가 되기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대성당에 먼저 갔다. 어제 낮에 하이퍼랩스를 했지만 밤에도 담아보고 싶어 다시 하이퍼랩스를 촬영했다. 그리고 이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 리저브에 가봤는데 문이 닫혔고 다음날 오후 2시부터 영업을 한다고 적혀있다.


[밤의 성요셉 성당]


나는 다시 호안끼엠 호수로 발을옮겼는데 호수로 진입하는 모든 차량을 통제했고, 그 넓은 호수에 걸어다니기 힘들정도로 사람들이 모였다. VTV인 베트남 국영방송또한 이곳에 왔고 어떤 사람들인진 모르지만 밴드와 보컬까지 와서 노래를 불렀다. 관심분야가 음향이여서 그들의 무대장비를 살펴보았는데, 스피커는 RCF였고 콘솔은 사운드크래프트 Si를 사용했다. 아직 12시가 되기까지 시간이 남아 주변을 걸어다녔다. 가다보니 맥주거리가 나왔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맥주와 안주로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그렇게 걸어다녀 보니 거리마다 특징적으로 파는 물건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느 곳에서는 의류를, 어느 곳은 살림용품을, 어느 곳은 가전제품을 판매했다. 하지만 뗏기간으로 인해 많은 점포가 문을 닫았다. 폭죽을 터트리기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누나가 사다달라고 했던 파우치를 찾아다녔다. 2곳을 찾아 4만동과 4만5천동에 한개씩 구매를 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12시가 다되어 호안끼엠 호수로 돌아가 폭죽놀이를 보았다. 내가 느끼기엔 우리 동네 벚꽃축제의 폭죽과 같은 스케일 이었지만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뗏을 보낸다는 것에 의미가 있었다. 어느 정도 구경을 하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먼저 빠져나왔다.


[몇시간동안 연주와 노래를 부르는게 대단했다.]


나는 편의점에 들러 초콜렛과 음료, 컵라면형 쌀국수를 사고 숙소에 들어왔다. 배가 고파 초콜릿과 음료를 마셨다. 쌀국수는 편의점에서 젓가락을 주지 않아 먹지 않았다. 그 쌀국수를 한국에 돌아와 뚜껑을 열었는데 안에 포크가 있더라. 편의점 알바생에게 젓가락을 달라고 했던 내가 부끄러웠다. 오늘 하루를 마치며 내일 쇼핑을 할 수 있는 마트가 있나 알아보았다. SNS를 통해 사방 팔방을 알아보았지만, 늦은 시간이고 뗏 기간이어서 그런지 연락들이 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하현정이라는 분이 대답을 해주었다. 본인은 오늘 오전에 롯데마트를 다녀왔다며 내일도 영업을 할 거라고 이야기 해주었다. 이 연락을 통해 작은 희망을 갖고 잠들었다. 다음날 알게된 건 내가 대화를 나누었던 하현정이란 분은 2010년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현재 SBS아나운서였다. 뭔가 연애인?과 연락한 기분이 들어 기뻤다.


[롯데마트는 닫혀있었지만 고마웠어요 하현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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